
원더러스트는 거닐다, 돌아다니다라는 뜻을 가진 wander와
욕망을 뜻하는 lust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사전에서는 이를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버릇,
‘방랑벽’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
삶은 때때로 그저 방랑일 때가 있습니다.
떠도는 방랑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간절하게 바라는 걸까요.이곳에서는 잠깐
목적지를 잊어버립시다.
그저 거닐고, 돌아다니며
만나는 것을 사진으로 담아내었습니다.방랑 속에서 우리는 다시
새로운 것을 만나고
바라는 것을 찾고 간절하게
사랑하는 것을 마음 속에 품을 거예요.겨울의 한가운데서,
우리의 원더러스트가
만들어낸 발자취로
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

등대
김성호
"있잖아, 왜인지 모르겠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 같은 기분이 들어. 왜일까?"
"괜찮아. 우리는 누군가에겐 바람이고, 누군가에겐 등대일 거야. 언젠가 서로가 보이면, 그 때 또 인사하자."

마주
김준우
모든 사람에게는 삶을 거닐다 지칠 때 결국 되돌아가는 어떤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곳은 사랑하는 공간일 수도 아니면 사무치게 그리운 어느 시간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수많은 삶, 수많은 방랑 속에서 우리는 그 지점들을 점차 흐릿하게 기억합니다.
우리는 그 흐릿함을, 추억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익숙하고 소중한 지점들을 마주하세요. 더 흐릿해지기 전에.

조소
문현준
파도의 손끝이 닿은 곳에 가만히 멈추어 서서 발을 내려다본 적 있나요?
파도는 한 번 닿은 위치에 정확히 다시 멈추는 법이 없습니다.
다음 파도는 힘이 달려 발끝에 한참 못 미치는 곳에서 멈추기도 하고,
그 다음 파도는 발목이 잠길 만큼 힘차게 밀려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방랑하는 모양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위치에서 왔다, 갔다 반복을 거듭하지만 결코 매번 원하는 만큼 가 닿지는 못합니다.
그러다 문득 무기력과 분노에 주저앉기도 합니다.
파도는 그런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밀려옵니다.
그리고 다시 밀려오기 위해 떠내려가며 말합니다.“뭘 우울하게 서 있어? 당연한 걸 가지고.”

무용지용 [無用之用]
박민우
모두가 휴대전화를 들고다니는 요즘, 누군가는 공중전화가 쓸모 없는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공중전화는 긴급 상황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다.
공중전화가 자신만의 가치가 있듯이, 사람도 각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공중전화는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어두운 밤거리를 묵묵히 자신만의 빛을 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Golden Hour
박민우
해가 지면서 드리우는 빛은 세상을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평면적이고 단조로울 수 있는 도시의 모습 역시 황금빛 시간이 찾아오면 평소 볼 수 없던 모습으로 바뀌곤 한다.
그 찰나의 시간을 통해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움과 건물들의 특징들을 담아보았다.

무루성도(無漏聖道)
최용찬
무심코 내딛은 발걸음은, 나의 심장에 친 거미줄을 마주하여
보리수나무 아래의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길

Nirvana
최용찬
암흑의 세계에서 광명의 세계로,
미혹의 세계에서 평화로운 세계로,
번뇌의 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분홍신
유현종
어린 시절 상가에서 길을 잃어버린 경험을 떠올립니다.
길을 잃어버린 순간에는, 길을 찾는 것만이 목적이 됩니다.
새로움이 낯섦이 되고, 곧 두려움이 되어버립니다.
고개를 돌린 그 순간,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길을 바라봅니다.
길은 변함 없이 그 자리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 발걸음이 닿는 모든 길이 나를 또 다른 길로 데려갑니다.

향수(nostalgia)
이정현
아무 생각 마요
아무 걱정 마요
이 노랠 듣고 있을 땐
곁에 있어 거울처럼
익숙해진 모습에
괜한 투정도 괜찮아요
우리의 밤은
도시의 잡음을 피해
온전히 잠들고 있죠
따뜻한 이불처럼
그대 깊은 마음
아픔들까지 덮어 줄게요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장예찬
I want to feel sunlight on my face
See that dust cloud disappear without a trace
I want to take shelter from the poison rain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U2 -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에서

부유하는 평안
장예찬
내 속에 맴도는 건
불안일까 평안일까
도시를 떠도는 나는
방랑일까 방황일까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
오늘도 세멘트 바닥 위를 부유한다

complex
조연수
가로와 세로, 수없는 직선들로 이루어진 도시를 걷다 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발걸음에는 힘이 따라붙는다.
번잡해 보이지만 가장 담백한 구조의 공간.

생각하지 못했던 선물
한수정
기대를 하면 오히려 실망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일상 속에서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얻는 선물들이 있다. 다음 사진은 그런 선물 같은 사진이다.
사람이 정말 많았던 여의도 한강 공원, 불꽃 축제를 가까이서 보려 했지만 많은 인파 속에서 일찍 자리를 뜨던 중 한강공원에서 나오는 길에 더 아름다운 광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때의 모습을 담은 한 컷의 사진이다.
때론 우리가 기다리던 것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장소에서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을 수 있다.
